Matchbox/Pop

성시경 - 내일 할 일 / 윤종신 - 거리에서


둘 다 너무 좋아하는 곡이라 이번 월간 정우성 너무 기대했다. 예상하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고, 내일 할 일 M/V는 정말 보고나서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잔잔한 겨울 노래 같은 <거리에서>는 성시경의 그것보다 아쉬운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지만 한편으론 곡이 제 주인에게 돌아가 의도 그대로 다시 쓰여졌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내일 할 일>은 곡은 좋다는 건 당연한 전제로 넘어가고, 뮤비를 보면서 받은 인상들에 대해 잊기 전에 빨리 적고 싶다. 정적인 구도를 유지한 채 그 안에서 다채로운 촬영기법을 보여주는 게 우선적으로 좋다. 스톱모션처럼 동작을 끊어서 보여주거나 엉뚱한 곳에 초점을 맞춰 다른 배경은 날려버리는 아웃포커싱 같은 것들이 마음에 들고, 스토리도 너무 심심하지 않게 시간 역순으로 구성해서 되게 흥미로웠다. 그 밖에 뜬금없이 밴드가 방 안에 등장해서 연주하는 것이나 후반부 주인공이 가사를 읊조리고, 불을 끄며 '월간 윤종신' 문구가 나오는 것 역시 깔끔하고 멋진 마무리라고 생각했다. 물론, 각 촬영 기법들이 신선하거나 새로울 것은 전혀 없고 나 역시 그런데서 감탄한 건 아니다. 그것들을 잘 조합해서 멋지게 완성해냈다는 점이 좋았다. 촬영 장소나 쓰인 가구, 소품들도 너무 마음에 드는데 당장이라도 저 방에 들어가 살라고 해도 기꺼이 그럴 마음이 들 정도. 주인공도 깔끔하니 박해일이나 카세 료 느낌이 조금 나게 생겨서 좋고 입은 옷들도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