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py

천국 김밥점

(서른두살 사랑이 어려운 이유의 댓글들)


저도 적지 않은 나이인데 아직 마냥 애같아요.  미*터피자도 좋지만 부담없는 피자*쿨 이런 곳이 더 편하고 좋아요. 근데 막상 제가 좋아했던 사람에게 같이 김밥천국에 밥먹으러 가자고 말하기가 힘들었던 적이 있어서 공감이 가네요. 각자 돈내고 먹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김밥천국이 얼마나 맛있고 알찬데 ㅠㅠ)

형편이 궁핍하진 않지만 넉넉하지도 않아서 아끼는게 몸에 배었는데, 원래 천성이 좀 많이 촌스럽고 많이 소박해요.  피자말고 피자빵만으로도 만족하는 그런 그릇작은 즘생이라, 가끔은 내가 너무 궁상맞나 싶어서 조금 슬프기도 합니다.. 남들이 쓰던 가방이나 신발도 잘 얻어쓰고 옷도 물빠진 까만 잠바를 가장 좋아하고.. 여자가 이러면 더 안좋은 시선으로 보는(?) 경향이 조금 있는 것 같아요. 공주대접 같은건 바라지도 않았지만 털털하고 편해서 좋다고 남자취급, 무수리대접 받고 살면서 나는 무수리구나, 스스로 생각하게 되고.. 그래서 생각한게 나랑 비슷하거나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그냥 혼자 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 상대를 만나 서로를 알아가는 단계에서는 불편하겠지만, 마음이 통하는 친구같은 사람과는 피자빵만 먹어도 애틋하고 행복할 것 같아요. 결혼까지 생각해 보더라도 경제력이 문제가 되서 헤어지는 경우보다 다른 문제로 헤어지는 경우가 훨씬 더 많고요. 알뜰살뜰 실속있는 진국같은 성격에 애틋하고 감성적인 로맨티스트면 엄청 매력적인 애인상이 아닐까요?

얼마전 베오베에 씨앗호떡 얘기 보셨나요? 씨앗호떡 먹고싶단 말 기억했다가 지나는 길에 사다줬더니 호감을 가진 것처럼 보인다던.. 여자들은 그런 작은 것에 반해요. 정말 사소하지만 그런게 가장 중요한거에요. 기운내세요.







"시간에 변하지 않는 사람은 그것대로 매정한 법이다"라는 말이 있죠.. 사람도, 사랑도 다 조금씩 변하고 손때묻으면서 닳아가고 그러면서 성장하는 거 아닐까요.. 라고 해도 쓸쓸한 건 어쩔 수 없네요. 한 때는 벚나무 아래서 떨어지는 꽃비를 맞으면서 이 사람을 위해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는데.







충분히 젊은데...

나이에 맞는 사랑이 어디있는지.... 멜로드라마처럼 위기나 갈등이 없지만 물 흐르듯 사랑하고

훗날 황혼이되어 지는 노을도 그리 아름답다고 느끼더이다.

제나이에 할 말은 아니지만

저도 이제 떡볶이 먹으러 가자는 말을 하기에 나이가 든것같아. 조금 섭섭합니다. 세월이...

친구들하고 만나면 이제 뭐하지?
오락실가기가 머뭇거려지는 나이, 만나면 으레 술잔을 주고받는 것이 편한 나이가 되어버릿 시간이 야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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