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py

스크랩들

오선지 2022. 3. 8. 22:16

사람과 사람 사이에 관계는 원래 폐를 끼치는 거라 생각해요. 물론 그러지 않으려 노력하고 걱정하고 배려하는 태도는 멋지고. 그런 따뜻한 사람들을 좋아하지요. 하지만 선생이던 친구던 사랑하는 사람이던 자식이던 동료 시민이던. 서로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을 요구하기 시작하면. 황폐해져요.

그 세계는 장애인이 지하철에 탈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세상이고.
공공장소에서 빽빽 울고 억지를 부리는 아이를 달래라고 엄마에게 강요하는 세상이고.
내 힘든 마음이 사랑하는 사람을 상처 입힐까 꽁꽁 숨기고 괜찮은 척 하다가 멀어지고 미워하게 되는 세상이고. 저는 그게 싫거든요.

사람은 손익계산서로 살아가는 건 아니니까. 누군가 나에게 폐를 끼치는 걸 기뻐하고 좋아할 수 있어요. 그게 싫으면 싫다고 명확하게 표현하고 거절을 할 거에요.

그 피해라는 게 어디까지 객관적인 거고, 어디부터 내 마음에 있는 건지도 생각해봐야 해요.

제 소중한 사람들이 정리되지 않은 어려움을 저에게 토해놓을 때가 있어요. 저는 그때마다 큰 행복을 느껴요. 그 사람의 고통과 어려움은 물론 힘들고 슬픈 일이지만. 그 짐을 같이 짊어질 수 있다는 건. 그 아픔을 이해할 수 있다는 건. 수 많은 사람 중에 나를 찾아왔다는 건 눈물나게 감사하죠.

폐를 끼치지 않겠다며 혼자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가는 친구를 보는 게 더 불편하다고요.

수신자 : 저의 소중한 분들.







전에 장추자씨 가게에서 일하던 인기 멤버가 갑자기 "꽃가게 일을 배우고 싶다"고 떠나길래 뜬금없지만 뭐 그럴 수도 있지, 어울리기도 하네...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까 그게 밤일하는 여성들에게 큰 유행이었다고 함. 무슨 프랑스의 무슨 학교 자격증을 따서 가게 여는 게.
당연히 쉬울 리가 없는 일이구. 고생해서 자격증 따봐야 꽃을 판다는 게 수요가 그렇게 큰 일도 아니구. 결국은 다 밤 세계로 돌아온다고. 이성애, 트랜스할 거 없이 다 비슷한 패턴이네요.
물론 MTF 트랜스젠더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화훼 유행은 밤세계 전반의 이야기였던 듯), 어쨌든 핵심은 그들의 직업 선택이 제한되어 있고 더 들어가면 교육의 기회가 박탈되고 있다는 점임. 잠재적인 문제가 있다고는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트젠청소년들이 제대로 교육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함
여러분이 고등학교와 대학교에서 트젠들이 같은 교실에 앉아 있는  보는 게 어색하지 않은 정도가 되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이 문화가 밤문화 어쩌고 비판할 자격이 없습니다.







독감 = 생각보단 훨씬 무서움. 매년 수천명 사망. 노약자, 면역질환자가 걸리면 꽤 위험. 건강한 성인이 걸려도 일상생활 불가능할 정도로 고생.
코로나19 = 독감보다 10배 독함. 특히 고령자가 걸리면 매우 치명적.
오미크론=독감보다 2,3배 독함. 전염력은 10배. 하지만 3차까지 맞으면 독감 미만
즉 백신 다 맞은 건강한 성인은 개인 차원에선 오미크론에 대해서 엄청난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음. 심해도 독감 앓은 정도로, 그것도 꽤 고생이긴 하겠지만.

문제는 
1. 800만명에 달하는 미접종자
-> 독감수준 치명률(0.1%)만 된다 쳐도 8천명이 사망한다는 뜻. 이게 가벼운 숫자는 아니죠
따라서 미접종자를 보호하기 위한 의료역량 유지를 위해서라도 감염 정점이 지날때까지는 억제정책을 강제로라도 유지해야함. 낙관적으로 가정해도 1만명 이상의 추가 사망 가능성이 있는건데  의료체계가 붕괴하는 시나리오에선 수만명이 또 추가로 목숨을 잃을 수도.

2. 1000~2000만명이 감염될 동안 생기는 사회적 생산성 저하.
미국, 영국, EU는 우리보다 앞서서 겪었고 우리나라도 슬슬 겪고 있는데
1.을 막기 위해서는 
1) 감염자를 격리해야하는데 감염자가 너무 많아서 인력이 부족해지고
2) 독감정도로 아프다? 사회생활 불가능할 정도로 콜록댄다는 뜻

그래서
1. 오미크론은 독감 수준, 혹은 미만이다.
-> 백신 맞은 개인 차원에선 맞는 말. 걸릴 확률은 훨씬 높지만 평생 독감 한두번은 걸리기 마련.
2. 오미크론은 독감보다 훨씬 위험하다 -> 미접종자한텐 매우 위험한 병. 게다가 사회 시스템을 마비.
라는 일견 모순되는 메세지가 다 맞는 말인 것.







Lonely people fantasize about cuddling more than they fantasize about sex.







I'm at the age where meeting a new dog is more interesting than meeting a new person.







부부관계의 본질은 사랑도, 성애도, 양육도 아니라고 보지만, 그래도 중요한 건 신뢰와 공동체 의식 아니겠습니까. 한 쪽이 큰 사고를 쳐도, 일단은 반사적으로 커버쳐주고 같이 살 길을 궁리하는 거. 니가 망하면 나도 망한다는 그런 의식...이게 없으면 끝나는 거죠.







최근에 직장에서 실수했을 때 상사한테 회의실로 불려가서 엄청 닦인 적 있는데, 평소에 혼나는 일이 별로 없다 보니 점점 심박수가 올라가서 내 애플워치가 "심호흡을 하세요"라고 알림을 보냈고, 상사가 그걸 보고 " 이번엔 용서해준다"라고 하며 넘어가준 기적의 연계 플레이가 일어났습니다







더 이상 그 사람을 이해하지 않기로 했다는 말은 더 이상 그 사람을 견디지 않기로 했다는 말과 같다 누군가를 이해해준다는 것은 견뎌준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는 사람보다 견딜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한다 그래서 이해할 수 없어서 보다 견딜 수 없어서 헤어지는 것이고







"이것이 우리의 가장 큰 약점입니다. 우리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 않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프리드리히 니체







오늘 뮤지엄에서 애기가 끊임없이 울어서 엄마가 애기를 안고 돌아다니며 그 자리에 있던 모두와 인사시켜줬다. 다들 열심히 손 흔들며 웃어줌. 마지막으로 우리한테 와서 광대를 끝까지 올리고 웃었더니 엄마가 “봐봐, 모두가 네게 웃어주잖아~” 했고 애기가 드디어 소리내어 웃어주는 걸로 종결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