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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에 대한 최근 연구

오선지 2021. 7. 11. 11:16

자존감이 크게 두 가지 구성 요인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는 견해가 대세인데, 그 두 요인은  가치감+유능감.

가치감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얼마나 수용되며 자라왔는지... 타인에게 수용받은 정서적 경험을 통해 형성되며, 스스로를 얼마나 좋아하고 사랑받을 만 한 사람인지를 느끼는 정도라고 함.
유능감은 자신이 어떤 일을 해내고 성취할 수 있을 만 한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고, (그러니까 자기에게 어떤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자신에게 중요한 영역에서 성공 경험을 하면서 쌓인다고 함. 근데 둘 중 하나만 높고 다른 하나는 낮으면 불안정한 자존감이 된다고 하는데, 자존감이 불안정할 경우 방어적인 자존감을 보일 것이 예측된다고 함.

방어적 자존감은, 내면에 부정적인 자기 가치감을 갖고 있지만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높아서) 겉으로는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하는 경우를 말함. 방어적 자존감이 높으면, 타인에게 (지나치게) 인정받고 싶어하며, 자기 과대화 경향을 보인다고 함


자존감의 중요한 한 축인 가치감이 타인에게 수용받는 정서적 경험이 축적되어 생기는 것이라고 하면... 아동기/청소년기부터 다른 사람에게 수용되지 못하는 경험을 자꾸 하면서 자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생각난다.

방어적 자존감과 그것이 형성되는 과정...도 처음엔 날 너무 슬프게 했는데 나중에 방어적 자존감은 자기(self)를 보호하기 위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들 해서 조금 덜 슬퍼짐. 다들 어느 정도는 그런 경향이 있기는 하고 (self-serving bias랑 비슷한 얘기인가 봄) 정도의 문제...

타인의 평가와 전혀 관계없이, 나는 나! 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존감의 근간이 중요한 타인으로부터 수용(인정과는 다른 의미로 썼음)되는 경험이라는 것...
중요한 것은 "타인이 자신을 얼마나 대단한 사람으로 생각하는지(인정하는지)" 보다는, 타인이 자신을 얼마나 수용하는지에 대한 것인 것 같다. 좀 상투적인 말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 사람을 존재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요. 한국에서는 많은 경우 그 두가지가 잘 구별되지 않는 거 같긴 하지만요...

여러분 자존감 얘기 좋아하시나요? 여기까지는 자존감의 구성요인에 대한 것이고, 자존감의 여러 가지 차원도 있는데... 제가 제일 재밌게 봤던 건 역시 암묵적 자존감/외현적 자존감 얘기랍니다. 외현적 자존감은 자기가 타인에게 겉으로 내보이는 자존감 수준이고 암묵적 자존감은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인 태도인데, 이 두 가지가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고 함.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봤는데... 실제로 자살충동이 있는 우울증 환자나 신경성 폭식증 환자 중 오히려 외현이 낮고 내현이 높은 사람들이 있다고 함. 반복되는 실패로 인해서 외현적 자존감이 낮아질 때 오히려 내현적 자존감을 높임으로써 어떻게든 스스로를 보호하는 것으로... "내가 이정도는 해야지!" "내가 이 정도 체중은 유지해야지" 하는 완벽주의와 정신적 승리감;을 갖게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