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py

입시미술? 내가 봤던 입시미술은...

지나가던 예고 출신입니다.

만화과가 있는 예고인데 한국애니고나 울산급은 아니고 그냥 그래요 ^^;;

그래도 그와중에 학교는 이름 이상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건

학교가 워낙 외진 곳에 있어서 선배나 동기들이나

전부 근접한 대도시로 학원을 다니곤 했는데

그 학원에서는 만화/애니대학 갈 때 떠올리는 학원 중 제일 먼저인 학원이 S학원이고

그 도시에 있었던 예고 및 만화대학 지망 학생들 다수는 그 S학원에서 수업을 받곤 했어요.

사실 그 학원이 그렇게 입지가 높아지게 된 이유에는

그냥 변두리에 있었던 제가 졸업했던 학교 선배들 영향이 제일 컸었어요.

한 학교에 한명 가기 어려운 학교들을 누구는 상명대에 누구는 세종대에 누군 세이카에...

국내 대학 및 외국 대학 입학생들을 매년 보내니 학원가 내에서 입지가 높아지기엔 당연했고

지역 내에 있었던 만화/애니대학 지망 학생들은 대부분이 S학원에 갈 수 밖에 없었어요.

그 당시 제가 1학년이었는데 3학년 선배 중에서도 단연 톱을 달리던 선배가 있었습니다.

교내 입시 홍보물에도 당연 그 선배 그림이 실렸고

학교 교지에서도 몇몇 선생님들의 캐리커쳐도 담당하고 유명했어요.

그 선배도 S학원에 다녔었습니다. 당연히 학원 내에서도 톱이었어요.

예종을 가신다기에 포트폴리오도 준비하니 당연히 학원 강사와도 친해지고 그랬죠.

그렇게 열심히 준비하다가 누구나 알만한 그런 만화/애니 대학을 갔습니다.

그러고 나서 졸업 한 그 해에 일이 터졌어요

그 선배가 준비했던 포트폴리오를 블로그에다가 올리곤 했는데

학원에서는 학원 톱이 없어졌으니 블로그에서 그 선배가 준비했던 포트폴리오 그림들을

카피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러고 나선 그 학원에서는 각종 공모전을 휩쓸었어요. 그 선배가 그린 그림으로요.

그 당시 그 선배도 굉장히 충격을 먹었습니다. 자기 자식과 같은 그림들을 그렇게 도용해서요.

가장 충격적이었던건 친밀하게 지냈던 학원 강사가 솔선수범해서 카피를 시켰으니...



이게 제가 아는 입시학원이에요. 몇년 전 일인데도 생생하네요.

그러나 더 웃긴건 그 S학원은 지방 학원인데 저희 학교 학생들은 기숙사 학생이라서

정말 욕심이 많은 학생은 방학 때 수도권 학원을 가곤 합니다.

그럼 수도권에 간 학생들은 수도권 학원 트렌드, 정보 같은걸 가져오고

그 소식들이 지방 학원에 가고...

그런 식이다보니 아무래도 지방학원이 정보가 떨어지기 마련이고 뒤쳐지기 마련입니다.

실제 학원 연합시험을 볼 때 지방학원생들이 주로 듣는 이야기는

'색감이 너무 촌스럽다. 지금 수도권에서는 이런 색 안 쓴다.' 입니다.


그럼 수도권 학원을 다니지 않는 이상 따라잡을 수 없나요?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미대입시같은 입시미술 잡지에서는 심심찮게 올라오니까요.

사실 수도권에서 진행하는 미술 실기 및 수업들도 거기 나오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요.

그리고 뒤쳐지기 싫다면 주말이나 방학에 시간을 내서

수도권 학원에 가서 그 학원 분위기나 화풍같은걸 보고 오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수능이 끝나거나 수시 준비하는 입시생들은

자기가 그림을 엄청나게 잘 그리거나 모의고사 성적이 3,4등급이 아니면

되도록 수도권 학원에 가지 않는게 좋습니다.

그 사람들도 아무래도 장사하고 먹고사는 사람들이니 

성적순, 안정권 순 학생들 아니면 잘 봐주지 않고 그래요.


실제 저 위에 썼던 톱이었던 선배도 주말에는 8~9시간씩 그림 그리고

휴일 그런날 전혀 안 빠졌고 오히려 방학 때에 수도권에 가고

수시가 끝나고 정시 실기때엔 지방 학원에 내려와서 준비했다고 들었어요.

지방에 있었지만 엄청 열심히 해서 그런지 수도권쪽에서도 톱이었다 했지만 ^^;;


나는 지방에 있어서 안돼, 역시 수도권쪽으로 가야해, 입시학원 다녀서 뭐할까?

등등등 정말 수많은 생각들 많이 듭니다.

그러나 졸업하고 가만히 지켜보면 노력여하에 달렸더라구요.

내가 왜 안될까 하는 생각이 들면 자기가 그렸던 크로키, 한번 쭉 봐보세요.

자랑은 아니지만;;; 자기 키 반만큼의 크로키를 한달 안에 끝내야 

실력이 확확 느는게 보이더라구요.

정말 실력이 확확 느는게 느껴지고 싶거든 하루에 크로키만 30장 하면 됩니다.

겁나게 잘 그려지는 그림신이 되는 건 아니지만 그정도 그려야

아 쫌 늘었네 싶더라고요.

그 중간 중간에 해부학책 보는건 말 할것도 없구요.


나중에 성인이 되면 강남 쪽 화실에서는 소규모로 소액을 받고 누드크로키 수업도 진행합니다.

꼭 미대에 가지 않더라도 기회는 만들면 잡을 수 있습니다.

한달에 3~5만원 정도면 주말 2일 동안 진행을 하니 좋은 것 같아요.

방사같은 카페는 미대에서 하는 강의같은것도 따로 열곤 하니까 꼭 놓치지 말구요

미대에 가지 않더라도 끝은 아닙니다.

다만 성인이 되고 나서 중간중간에 오는 기회같은걸 얼마나 빨리 알고 잘 잡느냐입니다.



그리고 현재 입시학원 다니는 학생들은 지금 강사에게 마구 들이대세요.

현재 강사들도 과거 갖가지 입시를 치룬 선생님들입니다.

저도 처음 과도한 크로키를 할 때 선생님이 정말 대못과 같은 말들을 ㅜㅜ 많이 해주셨습니다.

정말...대못이에요.

지금 옛날 그렸던 크로키들 돌려보면 그때 해 주셨던 말씀 다 떠올라요.

그러나 그게 하나둘 쌓이다보면 나중에 이르러서는 자기 그림도 좋아지고 선생님들도 좋아하시더라구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자료수집에 대한 내용인데요.

제가 써봤던 누드/인체 사진은 게티이미지가 제일 우선순위였어요.

게티이미지가 규모가 커서 그런지 좋은 사진도 많고 감각적인 사진도 굿굿 ^^

지금도 전 좋아합니다. 도움도 많이 받는 편이구요.

그 다음이 토픽 타임 스페이스였습니다.

확실히 처음에 토픽 타임스페이스만 쓰다가 게티를 접하니 정보의 량이 두배정도 늘었어요.

(여담이지만 한국애니고나 울산 애니고처럼 전공 특성화가 된 학교를 굳이 가는 이유는 

처음엔 만화가 좋아서였는데 좀 지내고 나니 이런 정보같은걸 정말 빠르게 정확하게 습득 할 수가 있어서...)

저 같은 경우에는 이미지 사이트에서 하루 200장의 전신 이미지를 구했는데

3시간 정도 걸렸었던거 같아요.

좋은 이미지를 구하려면 그만큼의 시간도 필요하고 노력도 필요 한 것 같아요 ㅜㅠ

크롬을 설치해서 구글 이미지를 쓰는 것도 좋아요. 큰 이미지 중엔 화질도 좋은게 많으니까 ^^



이래저래 말 하다보니 길어졌네요. 궁금한게 있으면 물어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