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y

책읽기


몇년 간 책이랑 거리를 두고 살다가 요새 다시 몇권씩 읽는 중. 전부 다 기억은 안 나지만 음...

조연호 <저녁의 기원> (읽다가 포기)

제임스 팰런 <괴물의 심연> (다 읽음)

이광모 <다시, 헤겔을 읽다> (읽는 중)

앤절라 애커먼, 베카 퍼글리시 <캐릭터 만들기의 모든 것 1~2> (다 읽음)

글로리아 켐튼 <소설쓰기의 모든 것 1~5> (막 빌렸음)


대충 이 정도 빌리고 읽었다.

<저녁의 기원>은 정말 잘 쓴 시라는 건 알겠는데 이제 더 이상 겹겹이 쌓인 메타포는 내 취향이 아니라고 느꼈다. 명석한 문장들, 감탄을 자아내는 단어의 나열들이 많았으나 그게 나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진 못했음. 트위터에서 누가 이 사람이 시인 원탑티어라고 해서 읽어봤는데 음... 시는... 모르겠다.

<괴물의 심연>은 싸이코패스의 기질에 대해 다룬 책인데 내 픽션(만들게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음)의 소재에 많은 도움을 주었고 사이코패스/사이코패시에 대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었다. 작가의 자아도취적 성향이 책 중간중간에 계속 묻어나왔는데 그게 불쾌하진 않고 그냥 웃기고 재밌었음. 읽으면서 나의 지나치게 이성적인 것을 추구하려는 면을 생각해봤는데 나는 사이코패시적인 건 아닌 것 같고 그냥 내 감성적인 면을 보완하고 싶고 상처받기 싫어서 딱딱한 성격이 된 듯

<다시, 헤겔을 읽다> 이건 이제 막 읽는 중이고, <캐릭터 만들기의 모든 것 1~2>는 캐릭터의 긍정/부정적 성격을 카테고라이즈해서 정리한 책인데 비단 픽션의 소재뿐만 아니라 실제 사람의 성격을 이해하고 분석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아무튼 책을 읽는다는 거는 공부와는 비슷하면서 약간은 다르고 실제 그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사실이든 아니든간에 읽는 것 자체로 자기계발에 정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책은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은 것'을 공통적인 목표로 삼고 있고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든간에 2차적으로 사유하는 과정이 반드시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최소 한달에 한권 정도는 읽는 게 늙지 않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드아


그리고 <백년동안의 고독> 말인데… 흔히 이 책을 일컬을 때 '마술적 리얼리즘'이라고들 하는데 나는 이 책의 문장들이나 스토리가 좋다고는 생각했지만 뭔가 그게 구체적인 답은 못 됐었다.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이 마술적 리얼리즘이라고 하는 마르케스의 장르가 초현실을 기반으로 한 현실이라는 점에서 오컬트와 맞닿은 면이 있다. <곡성>, <검은 사제들>을 통해 내 씹덕취향이 오컬트였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입장과 관점에서 보면 아 이건 순한맛 오컬트구나 싶음.

아무튼 자연은 무섭고 더 무서운 건 이해할 수 없는 초자연이고 그것보다 더 무서운 건 이해할 수 없는 인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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