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y

I need a break

1. 요즘 아무도 모르는 나의 취미 하나. 15-20도 날씨에 햇빛 맞으면서 다니엘 시저의 We Find Love 들으며 걷다가 2:16 부분부터 가능한 한 눈 감고 걷기.


2. 소홀했던 국힙도 다시 듣고 필력도 기르고 소통(ㅋㅋ)도 다시 하고 싶어서 들어갔던 힙합엘이는 당분간일지 영원히일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안 들어가기로. 수준 낮아서 말도 안 통하고 시덥잖은 걸로 싸우는 거 보고 너무 피곤하고 힘들어서…. 역시 인생은 솔플이다…….


3. 오늘 여권 만들러 가는데 역에서 구청까지의 1.42km 도보를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다. 날씨도 덥고 미세먼지도 심해서 마스크 안에는 습기 가득가득 몸에는 땀 가득가득. 짜증내고 시불시불대면서 갔다 나와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걷는데, 갈 때랑은 또 모든 게 다르게 느껴지는 거 있지. 햇빛은 화사하고 바람은 적당히 불어 걷기도 좋고. 꽃과 풀들의 색은 봄이라고 외치는 것 같고. 그래서 생각했다 : 보이지 않았지만 여전히 거기 있었던 것들을 비로소 볼 수 있기에 되돌아가거나 멀리 돌아간다고 해서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4. 예전에 여기 어딘가에 적은 것 같은데, '기대한 것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실망할 대상은 기대를 한 상대가 아니라 기대라는 환상을 생각한 나 자신'이라고… 귀찮아서 찾기는 싫고 아무튼 적었음 내가앎

아무튼 예전에는 여기까지만 생각하고 말았는데 솔직히 이런 거 머리로는 다 알고 이해해도 닌겐주제에(좃간이라 미안해) 살면서 기대라는 걸 안 하고 살 수는 없는 노릇. 그럴 때마다 자책하고 할퀴면서 마음 아파하고 속쓰려하는 것보다, 혹은 아예 기대하는 것을 포기하게 되어버리는 것보다 더 나은 건 없을까 생각이 들게 되더라. 그래서 새로 생각하기로 마음 먹은 게 기대1에 너무 크게 기대지 말고 제2, 제3의 기대라는 걸 만들고 생각해서 그 중 하나라도 맞았을 때 기뻐하는 거, 기뻐할 수 있는 거. 그게 정말 괜찮은 거 아닌가 싶었다. 그게 살아감에 있어서 중요한 에너지가 되는 것 중 하나 아닐까 싶었따. 적당하고 느슨하게 기대는 것 정도는 괜찮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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