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py

공감 능력에 대한 흔한 오해

오선지 2020. 10. 15. 20:25

우리는 흔히 공감 능력을 높다/낮다 로 평가한다. 그러나 공감은 결코 단일한 개념이 아니다.


공감은 인지적 (cognitive) 공감과 정서적 (affective) 공감으로 구분된다. 인지적 공감은 상대방의 마음을 의식적으로 ‘아는’ 것이고, 정서적 공감은 상대방의 마음을 본능적으로 ‘느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가령 ‘인지적 공감 능력은 뛰어나지만, 정서적 공감 능력은 부족한 사람’이 있다. 이들은 지적인 상상력을 발휘해, 상대에 대한 단서들을 고려하고, 상대방이 어떤 감정,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를 합리적으로 추론하는 일에 능할 것이다. 그러나 단지 그것이 이해의 영역에 머물 뿐, ‘대리 경험'으로 나아가는 것에는 서툴다.


이런 경우, 그의 공감 능력은 ‘높다’고 봐야 하는가, ‘낮다’고 봐야 하는가? 반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정서적인 공감 능력이 뛰어나서 상대방이 울 때 같이 울고, 누군가 웃을 때 같이 웃는 것이 자연스러운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러나 그 사람은 상대방을 따라 울고 웃었지만, 정작 상대방이 어떤 처지에 놓여 있는지는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의 공감 능력은 높은가? 아니면 낮은가?


그런 이유로, 단순히 공감 능력이 높다/낮다 라고 판단하기에는 불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