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py

어젯밤에는 월쯔를 추었읍니다

오선지 2013. 5. 3. 20:36


어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월쯔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강'을 틀어놓고 좁아터진 방 안에서 춤을 추었읍니

다. 월쯔곡이니 물론 월쯔를 추었지요. 월쯔를 출 줄 아느냐고 물으신다면 월쯔는 그냥 추면 그만이라고 대답

하겠읍니다. 그런데 월쯔는 남녀가 추는 것이죠. 그런데 여자가 없었읍니다. 그래서 그냥 여자가 있는 것처럼 

추었읍니다. 오른손으로 상상 속 여자의 야들야들한 허리에 가볍게 손을 올리고 왼손으로는 그 여자의 손을 

살포시 맞잡아 옆으로 쭉 뻗고 사분의 삼박자 월쯔를 추었읍니다. 진지한 얼굴로 스텝을 밟아나갔읍니다. 오

른쪽 왼쪽 앞으로 뒤로 정성껏 춤을 추었읍니다. 즐겁더군요. 무용의 재미를 느꼈읍니다. 마치 19세기의 빈 사

교계의 총아가 된 기분이었읍니다. 여러분들도 월쯔를 추어보십시오. 월쯔는 상대가 없어도 출 수 있는 춤입

니다. 클럽에서 웃장만 까지 말고 가끔은 이런 고상한 체육활동을 해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어, 그런데... 

이게 뭐지? 응...? 웬 물이 갑자기 나오지...? 맛이 찝질하네... 희한한 일이군 글을 쓰고 있는데 얼굴 위로 물

이 흐르다니.. 아아... 내가 내 글에 너무 도취된 모양이야.. 그리고 보니 어제가 화이트... 제과회사의 상술에 

놀아나는 꼭두각시들이 설쳐대는 날이군.. 흠... 어느새 날짜가 그렇게 되었나.. 이제 본격적인 봄이군.. 고목나

무에도 꽃이 피어나는 봄이 왔구나 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