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py

통기타 가이드

가게에 있으면 거의 80% 시간을 통기타 손님과 지내게 되는데
뭐 몇백명에 가까운 통기타 입문자들의 질문은 한결같죠.

"싸고 좋은 연습용 기타 있나요?"

일단 이 질문에 냉정하게 대답하자면

1. 싼데 좋은건 없어요. 싼건 다 그 값을 합니다.
2. 연습용 기타도 따로 없어요. 기타는 그냥 싼기타 비싼기타 이런거임.

참으로 성의없는 대답이지만 저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싸다 안 싸다의 기준을 나눌 수 있는 무언가는 있어야겠죠?

1. 통기타는 2010년 현재 소비자가 10만원이 제일 저렴하게 나옵니다
(그 이하 가격대는 기타도 아니라고 보시면 됩니다)

2. 저는 개인적으로 소비자의 부담 + 기타로서의 최소 퀄리티 를 감안하여
20만원대 이상을 '입문용' 기타로 추천드립니다.
이유는 일단 기타 제작사에서도 숨통이 트이고 어느 정도의 마진을 볼 수 있어
부품이나 조립 마감도를 개선시킬 수 있는 가격대가 최소 20만원대부터 시작하기 때문이죠.
때문에 천편일률적인 10만원대와는 다르게 20만원대부터는 다양한 컨셉을 갖기 시작합니다.

뭐 노파심에 말씀드리지만 절대 뭐 악기점 광고나 뭘 팔려고 하는건 아니고
혹 구매하시더라도 낙원가서 사세요. 요즘 낙원에 기타 마진도 안 보고 팔아제껴서
저희는 낙원만큼 싸게 못 드려요 ㅠㅠ
이것은 그냥 개인적인 취향에 의거한 가이드라인일뿐.

일단 20만원대에 추천 드리는 것은 Crafter 사의 Jewelry 입니다.

장점
1. Made in Korea의 위엄 (마감도가 중국제에 비해 훨씬 튼튼함!)
2. 다른 브랜드에 비해 왼손으로 코드를 잡기가 매우 수월하다.
이는 기타 입문 며칠 뒤 손이 아프다고 징징대며 기타를 놓아버릴 수 있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시켜주죠. 이건 연습때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3. 일단 기본적으로 소리가 굉장이 맑고 예쁘다
(중후한 톤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크래프터를 까지만 기본적으로
처음 들었을때 다른 브랜드에 비해서 훨씬 예쁘게 들립니다)
4. 요즘 유행하는 다소 작고 슬림한 형태의 om 바디라
몸에 안거나 이동할때 드레드넛 형태에 비해 (가장 일반적인 삼촌집 장롱기타 모양이라 보심 됩니다)
수월하다.
5. 몇년전만해도 국내 기타업계의 노다웃이었던 콜트가
최근 모든 생산라인이 중국으로 이동되면서 마감이 불안해진 뒤
통기타 시장 점유율 1위로 등극한 브랜드라는 점.

을 들 수 있겠죠.


뭐 그렇다고 이게 정답은 아니지만 통기타 입문 하실때 최소의 가이드라인으로 생각해보세요.
소비자가는 245,000원이나 최근 낙원에 10만원대 중후반까지 풀린단 소리가 돕니다 -_-;;;

통기타를 사려고 돈 충전 해서 가게에 가면
20~30만원대에서 '상판이 원목이다.'라는 말이 꼭 나오게 마련입니다.
Made in Korea 산 기준으로 2~30만원대를 나누는 가장 '큰' 기준은
상판이 원목이냐 아니냐의 문제이기 때문이죠.

자 여기서 상판이 무엇인고 하니
우리가 통기타를 마주볼때 바로 볼 수 있는 
바디에 커다란 홀이 뚫린 앞부분을 바로 상판이라고 합니다
(기타 옆부분은 측판, 뒷부분은 후판이라 할 수 있겟죠)

여유만 허락한다면 사실 비싼 기타로 시작하는게 제일 좋습니다.
면허 처음 땄다고 후진 중고차로 첫운전 해야 하는게 아니듯이.
하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BMW나 벤틀리를 권할 순 없는 노릇이니
보통 아반떼 정도급을 권하게 되죠.

기타로 쳤을때 이 아반떼 급이라는게 바로
'상판이 원목'인 20만원 후반대~30만원대 기타를 일컫는 것입니다.

자, 그럼 상판이 '원목'이면 좋은 점을 알아볼까요?

1. 기타가 '넥'이 휜다는 소리를 많이 하죠.
기타선 6개를 정튜닝할시 넥에 실리는 하중은 100kg 가까이 됩니다.
그것을 가느다란 넥 하나로 견뎌내야 하는데 문제는
넥이 휘는 것은 최근 트러스로드 (넥 내부의 철심) 설치 기술이
발전하여 그것을 제대로 교정하는 것이 가능해졌으나
그로 인해 상판부분이 푹 꺼지거나 튀어나오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문제 때문입니다.
그것이 같은 습도 조건일때 (기타의 관리는 100% 습도에 있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상판이라도 원목인 기타는 앞서 언급한 문제들에 대해 합판인 기타보다
훨씬 잘 견뎌내죠. 이런 문제는 기타를 구입한지 1년이 지나보면
(즉 4계절을 모두 지내보면) 딱 티가 납니다.

2. 보통 통기타 내부는 상판 뒷 부분 (기타 안쪽) 에 
브레싱을 한다고 하죠. 이 브레싱의 방법에 따라
기타 톤이 많이 결정되는데 대부분 합판 기타에서는
브레싱이고 나발이고 안에서 같이 현을 따라 떨어주는 시스템이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최소한 기타를 오래 써서 소리가 '익는다'란 표현을 쓸 수 있는 것은
후판이든 상판이든 둘 중 하나가 원목이라 그 부분의 나무 전체가
고르게 떨어줄 수 있는 조건일때나 쓸 수 있는 것이죠.


이런 연유 때문에 후에 기타에 큰 재미를 붙이고
오래도록 기타라는 악기에 대해 연구하고 싶고 연주하고 싶을때
곁에 두면 좋은 것들이 바로 이 '상판원목' 기타라는 것입니다.

대부분 중국 생산 기타들은 20만원대에서 바로 구현이 되나
30만원대 이상에서 찾으시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이 기타에서 가장 최고는
Cort 사의 Earth 100 이었습니다.
가히 노다웃이었죠. 그 당시엔 다른 브랜드들의 기타 제작 기술이
현저히 떨어지기도 했지만 Earth 100은 국민기타라 불릴 정도로
완벽한 컨셉, 그리고 가격대에 딱 맞아 떨어지는
(그야말로 제작사에서도 마진을 포기한) 파퓰러 모델이었죠.

하지만 아시다시피 콜-텍이 한국 공장을 포기하고 모든 생산 라인을
중국으로 이동시킴으로서 그 마감도가 조금 떨어지게 되었고
그 사이 크래프터, 스윙, 록시 등의 브랜드들의 퀄리티가 놀랄만큼 향상되면서
소위 
통기타 춘추전국시대가 이루어진 것이죠.


서두가 길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1. 내가 30만원까지는 여유있게 쓸 수 있다.
2. 처음 사놓는거 너무 싼거보다는 몇년간은 정말 죽 쓸 수 있는 녀석이었음 좋겠다.

이 두 조건을 만족하신다면 이 두 모델을 보시는게 좋습니다.
Cort Earth 100dx
Orangewood C400

앞서 말했듯 중국제는 20만원대에서도 상판 원목 기타가 나온다고 했는데
콜트가 중국으로 이전함과 동시에 위 조건을 만족시킵니다.
하지만 20만원대에 나올 수 있는 상판 원목이래도 제작사에서는 다소
빡빡한 금액대로 헤드머신 내지 프렛워킹 등의 마감에서 사소한 아쉬움을
보이는 것이 사실이죠. 이 가격대에서는 먼저 얘기했듯 국내산 합판기타를
찾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30만원대로 올라오면 Earth 100은 디럭스라는 부제를 갖고 나오게 되죠.
이때부터 실질적으로 Cort를 대표하는 파퓰러 모델이 나오게 됩니다.
Earth 100dx는 다른 브랜드가 4~50만원대에서 구현이 가능한
고급스러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아무리 생산라인이 중국으로 옮겼다 해도
Cort의 제작기술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죠.
(아무리 회사가 미워도 기타 제작에 있어서만큼 Cort의 기술력을 부정할 순 없습니다)

뒤에 나오는 Orangewood C400은
콜트사에서 해고 당한 한국 기타제작 직원들을 구제키 위한
콜-텍의 서브 브랜드이자 Cort의 한국판이라 볼 수 있습니다.
C400은 Earth 100dx에 비해

1. 무광이며
2. dx 만한 고급스러움은 없지만

같은 가격대에 동일 스펙을 보이며 
좀 더 '정직한' 컨셉으로
(두 기타를 한데 놓고 비교해보시면 이 말 뜻을 알 수 있습니다)
제작되어진 기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Orangewood의 컨셉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천편일률적인 통기타 디자인에
핫핑크, 설프그린 등 묘한 색으로 유혹하는 것이 아닌
ORANGE 라는 정확한 컨셉을 가지고 제작되어지는 컨셉기타라
오렌지를 반 가른 듯한 브릿지와 포지션 마크의 오렌지색 등
취향에 맞다면 어느 브랜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함을 가질 수 있게 되죠.

이 외에 크래프터에는 KD-10이나 스윙의 501, 506 등의 모델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