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py

아베 토모미

<치이는 조금 모자라>


꼬맹아… 가진 게 없다고 해서 그렇게 울며 속상해 할 필요 없어. 나도 사실은 갖고 싶은 게 정말 많지만 가질 수 있는 건 거의 없거든. 그건 모두가 다 똑같은 거야. 조금만 더 참으면 너도 나도 어른이야. 그 때는 갖고 싶은 걸 바라만 보지 않아도 괜찮아. 네 힘으로 해내는 거야. 기대되지 않아? 지금은 조금 모자르더라도 그걸 즐기면 되는 거야. 지금까지도 잘 해왔잖아?


나는 쓰레기야. 눈 앞에 버려진 고양이가 있다면 불쌍하다고 생각하지만 아무것도 해주지는 않는 사람이야. 무거운 짐을 든 할머니를 봐도 창피해서 말도 못 걸어. 저번에 치이가 도둑으로 몰려서 아사히가 화 냈을 때조차 나는 무서워서 아무 말도 못 했어. 그랬던 주제에 돈만 밝혀서 나쁜 짓인 줄 알면서도 치이의 돈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었어. 내가 싫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이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도 했어.

이렇게 불만만 많은 주제에 남 앞에서는 한 마디도 못해. 변하는 게 무서웠어. 부딪히는 게 무서웠어. 잃어버리는 게 무서웠어. 그래서 언제나 적당히 도망다니며 다만 아무한테도 피해만 안 주면 된다는 마음으로 살았던 거야. 그게 착해보였던 걸까?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조용한 쓰레기야. 치이, 이제 돌아오지 않을 거니? 내일로 가는 길이 너무나 좁아.

솔직히 치이도 아사히나 반장 같은 애들하고 친하게 지내는 편이 유익했을 거야. 우리는 그저 같은 동네에 산다 뿐인 시시한 인연일 뿐이잖아. 모두들 변해가는데 나만은 변하질 못한 것 같아. 이런 나를 두고 가지 말아줘. 함께 있어줘. 앞으로도, 앞으로도. 나도 너희들 같이 되고 싶어. 나도 너희들 같았으면 좋았을 거야. 나도 아사히처럼, 시에 언니처럼, 치이처럼, 소중한 것을 소중하다고 외치고 싶어.




<월요일의 친구>


내가 괴로웠을 때 항상 당연하다듯이 위로해줬는데. 사람이 울고있을 때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 나는 츠키노에게 어떻게 해주고 싶은 걸까. 도와주고 싶어. 위로해주고 싶어. 힘이 되어주고 싶어. 안아주고 싶어. 더 더, 츠키노에 대해 알고 싶어. 츠키노에게 주고 싶어. 츠키노와 똑같이 되고 싶어.


너는 마치 사진에서 사라진 불의 냄새를 빨아들이듯이 추억을 몇 번이고 되씹는다. 추억이 새까맣게 될 때까지 불태우는 거야. 오늘 나와 함께 있었던 일도, 이 여름의 석양도, 네 추억이 될 수 있을까.


어른이 된다는 것은 참거나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준다는 거야. 자신을 희생하는 것만이 배려가 아니야. 사람이 사람을 생각하는 바람과 억지가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이지. 아픔이나 실패가 무서워 욕망을 버리고 사람과 엮이지 않는 것이 어른이라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아. 아픔과 공포를 넘어서 길을 걷는다. 그것이 인간의 어른이 아닐까?


가슴이 터질 것 같아. 이렇게나 달콤한 아픔이 있다는 걸 나는 몰랐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