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y

2011.8~2018.9

내 딴에는 네 목소리를 듣는다고 들었지만 사실은 착각이었어.

그럴 수밖에. 얘기해주는 게 전부일 리가 없는데 그게 그 사람의 전부라고 착각하고.

알고 있었어, 그런 건.

그런데도 너에 대해 알 수 없는 부분을 나 편할 대로 해석해버렸어.


사실은 네가 울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울어서 될 일이면… 울었으면 좋겠어.


네가. 살아가는 걸 도와줬으면 좋겠어.

-








2011년부터 7년간 운영하던 작은 트위터 봇을 어제 정리했다. 나머지 트위터 계정도 정리할 생각이다. 그 전까진 별로 신경쓰지도 않던 봇을 정리하려고 생각을 하고 나서야 이 봇을 언제부터 만들었는지, 어떤 이야기들을 올렸는지를 되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오래 했다는 시간 자체로 이미 내린 결정이 아쉬워지기도 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만 시간 자체가 값어치를 만들게 된 것이 참 재미있게 느껴졌다.

몇 개의 멘션을 받았다. 그리고 봇의 이름으로 검색도 해봤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해 만들었던 봇에 이런 저런 추억을 담고 있었다. 누군가는 그것을 빚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트위터 초기와 함께 한 추억이라고 했으며 누군가는 그저 고생했다고만 말해주었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트윗들을 통해 쓸쓸함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굳이 길게 말하지 않았지만 그 봇은 나의 우울함을 정리하고 위로하기 위해 만들었던 봇이었다. 아니 어쩌면 더 우울해지기 위해, 아니면… 잘 모르겠다. 아무튼, 정리했다는 것만이 진실이다. 그러나 그 누구의 말도, 누군가의 삶도, 이미 끝나버린 누군가의 삶도, 어느 누구도 그 무엇도 결코 나를 위로해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나 스스로를 전부 드러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항상 엇나가고 더 큰 절망과 눈물로 다가온다.

다시 눈물이 많아졌다. 내 눈물은 내가 닦아야 하고 내 구원은 나 스스로가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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