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py

나를 괴롭히던 애가 죽은지 9년이 지났다.

초등학생 때 나를 지독하게 괴롭히던 남자애가 있었다.


때리기,침뱉기,돌던지기 물건 뺏기 등등 

초등학생이 하기에는 심한 괴롭힘들도 꽤 있었지만

담임은 '네가 우니까 괴롭히는 거다' 라고하며 무시할 뿐이였다.


울때까지 때리는데 어쩌란거였을까 시1발




그애는 자기보다 작은여자애들만 골라서 괴롭히던 소위말하는 '찌질이'였다. 


나는 당시에 반에서 제일 작은 여자애였기 때문에 타겟 1순위 일 수밖에없었고 하루하루가 정말 지옥 같았다.




게다가 나는 초등학교 저학년때 성폭행을 당한적이 있었다

남들눈에는 애들 장난같아보이는 괴롭힘도 나에게는 죽을만큼 괴로운 일이었다.


그애가 죽었으면 좋겟다고 생각한적도 있다.

 



1년후 그애가 죽었다

화재사고였다.


솔직히 꼴좋다고 생각했다.


반에서 제일 작고 약한 여자애만 골라서 괴롭히는 주제에 자기보다 센 애들한테는 한마디도 못하는, 그런 멍청이가 좋은 사람이 될리가 없을테니까.


 

그때 나는 초등학교 5학년이였다.

나와 같이 괴롭힘을 당하던 아이들도 모두 기뻐했다.



우리들이 미친 사이코같다고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좋은건 좋은거 였다.



 

그래도 시간이 흘러서 어른이 되면 그애를 불쌍하게 여기게 될 수 있을줄 알앗다.


근데 아니였다...ㅋㅋㅋㅋㅋㅋㅋ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고


어른이 되어서도


그애의 죽음은 신나고 즐거운 일이엿다. 




사람이 다른사람을 미워하는게 이렇게나 무서운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재사고라서 그애가 엄청 고통스러워 하면서 죽은것도 좋았고

모금회를 열었는데 애들이 아무도 돈을 안냈던것도 기뻣다.


그리고 어린아이가 죽는게 왜 비극인지 어른이 되어서야 알 수 있게 되었다.



그애는 자신의 미래를 박탈당한거다.

모든 아이에게는 미래가 있다. 그게 좋은 미래든 나쁜미래든 말이다.


하지만 그애한테는 그게없다.

미래도 가능성도 없다. 왜냐? 죽었으니까


그애가 모든 가능성과 기회를 박탈당한채 영원이 아이인 채로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됏을때는 정말 기뻤다






그애가 죽은지 거의 10년이 지났다.

난 그 긴 시간동안 단 한번도 그애를 불쌍하게 여긴적이 없다.

 

왕따 피해자 가해자 논란 이야기를 할때마다 나는 지인들에게 이 이야기를 한다.


'나는 날 괴롭히던 애가 죽어서 정말 기뻣어'

날 이해해 주는 애들은 다들 각각의 상처를 가진 아이들 이였다.


아마 괴롭힘을 한번이라도 당했던 애들은 알 수 있을거다




중학생때 내 물건을 망가뜨리고 책을 뺏던 애는 부모님이 죽었다. 그애를 볼때마다 힘이났다.

 

나한테 빵셔틀을 시키던 아이는 고등학교에 간후 오히려 자기가 왕따를 당해선 자퇴까지 했다.

일부러 그애가 알바하는 편의점에 교복을 입고 몇번이나 가고 그랬다. 나는 교복을 그애는 알바 유니폼을 입고있었다.



나는 어른이 되면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내 꼴을 보니 전혀 어른스럽지 않은것 같다.



 나한테 어떤 사람은 '그래도 사람이 죽었는데 어떻게 그려냐'면서 비난했다.


그사람들도 다들 나처럼 되버렸으면 좋겟다고 생각했다.




나도 내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근데 이렇게 된건 죽은 그새끼 잘못이니까 더 억울하다.

그래도 걔는 내일이 없고 나는 내일도 살아있으니까 그게 유일한 위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