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Elzhi, Guilty Simpson, Jaakko Eino Kalevi

Elzhi / Lead Poison (2016)

2011년 <Elmatic> 이후 5년만의 정규. 2013년 킥스타터 프로젝트를 통해 37,000달러(2017년 기준 약 4,200만원) 이상을 성공적으로 모금하며 시작된 프로젝트다. 이후 몇 년간의 작업을 통해 2016년 3월 11일 발매되었다.

앨범의 커버도 그렇고, 인상적인 제목의 트랙들과 가사(Introverted, Egocentric, Hello!!!!!, Keep Dreaming 등)들이 전작과는 방향성이 크게 달라졌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여담이지만 [Hello!!!!!]의 경우 리버브드된 보컬, 몽환적인 곡의 구성, 'Hello!'라고 외치는 단말마 등이 여러 모로 Verbal Jint의 [현자타임]을 떠올리게 했다). Karriem Riggins, Oh No, Bombay 등 작법은 다르지만 재즈라는 공통의 기반으로 활동하는 프로듀서들의 적극 기용과 더불어 Chris Dave & The Drumhedz 같은 재즈 밴드와의 직접적인 협업으로 앨범은 전반적으로 재지함을 아우르고 있으며 트랙간의 배치도 안정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구성적인 면에서만 앨범 이야기를 적었지만 '그' Elzhi이기에 굳이 적지 않은 것 뿐이다. 하나의 앨범 안에서 비트와 조화를 이루기도 하고, 미니멀한 리듬 위에서 혼자 놀기도 하고, 자체로도 뛰어나지만 그런 비트마저도 씹어먹는 괴물같은 랩핑을 구사하기도 하는 등 기술적인 면에서도 결코 실망하지 않고 감상할 수 있는 앨범이다.

Top Three Tracks

2. Introverted

4. February

9. The Healing Process

Guilty Simpson / Detroit's Son (2015)

좋아하는 뮤지션이 한국계라고 하면 이상하게 더 정이 가는 국뽕스러운 감정이 좀 있다. 길티 심슨 역시 할머니가 한국인이다. 이 앨범은 타이틀부터가 힙합 하면 생각하는 지역 대표 & 스웨거 일색임을 예고하는 듯 한데 실제로도 그렇다. 길티 심슨이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주제이기도 하며 그래서 그런 점에서 새로울 것은 없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그의 묵직한 랩 톤과 자신이 가장 잘 놀 줄 아는 비트를 고르는 선곡에 대한 감각 역시 잃지 않아서 너무 재미있고 잘 들은 앨범이었다.

전곡 프로듀싱은 같은 Stone Throw 레이블 소속인 Katalyst가 전곡을 담당했으며 소울과 락이 많이 가미된 느낌.

Top Three Tracks

1. R.I.P.

3. The D

9. Smoking (Feat. Spacek)

Jaakko Eino Kalevi / Jaakko Eino Kalevi (2015)

다른 사람들도 그러할테지만 나는 셀프 타이틀드 앨범을 접할 때 아티스트가 해당 앨범에 엄청난 심혈을 기울였고 어떠한 자부심이 있는 것이라고 선입견부터 가지고 들어보는데, 쓰레기같은 앨범도 참 많았지만 Jaakko의 앨범은 아니었다.

핀란드 출신, 1984년생으로 독특한 이름은 그냥 실명이다. 2001년 결성된 Puppa J & Tasottavat라는 레게, 덥 밴드에서 활동했고 2007년부터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는 것 외에 별 다르게 알려진 정보는 없다. 한국은 물론 현지에서도 큰 반향은 없지만 정말 꽤나 괜찮다.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앨범으로 Nordic Music Prize 후보에 지명되기도 했는데 이 시상식 자체가 2010년부터 시작된지라 큰 저명성같은 건 없지만 개근상도 상이니까… 늦게서야 빛을 보기 시작하는 것 같아 기쁘다. 이제서라도 이 뮤지션을 알게 된 것도 기쁘고.

아련하고 몽롱하게 피어오르는 디스코와 사이키델릭 록 사운드.

Top Three Tracks

1. JEK

4. Say

7. Don't Ask Me W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