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y

비비크림

1.
말도 안되는 '콤플렉스'라는 것을 2008년 즈음까지 가지고 있었다는 게 굉장히 부끄럽다. '비가 오면 그 날 하루는 다 망한다'라는 콤플렉스는 그렇게 몇 년 전까지 나를 괴롭혔지만, 2005년의 어느 날 비가 굉장히 많이 오던 날에 교실 안에서 보이던 어두운 풍경을 발견한 뒤로 비 오는 날씨를 구경하는 것을, 나는 좋아하게 되었다. 시간은 분명 오전인데, 창 밖의 풍경은 밤이고, 그런 깜깜함에 대비되어 다른 때보다 너무나도 밝게 느껴지는 교실의 조명과 그 아래 움직이는 것들은 평소와 똑같지만 평소와 다르게 너무나도 기기묘묘하고 비현실적이어서...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을 실제로 보는 느낌이 아마 그럴 것이다.
새벽에 비가 많이 왔고 다행히 뜨는 해와 자리를 교대했는지 바람만 세게 불었다. 이곳 저곳에 배인 비 냄새가 많이 올라왔다. 신발이나 바지가 더러워지지 않는 정도라면 비나 눈이 오는 날씨같은 자주 있지 않는 날이 whg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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