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eepy

허니와 클로버 chapter. 59 / 64

이대로 정말 떠날 것인가? 그런 모습인 그녀를 그대로 놔둔 채?
인생이 무엇을 위해 있는고 하면, 소중한 사람의 손을, 이럴 때 세게, 잡아주기 위한 게 아닐까?

모리오카는 그만두고 이대로 도쿄에 남는다면? 그만둬? 그만두고 내내 곁에서…. 격려해주고 재활 치료를 돕고…. 케어를 도울 거면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잡을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구하면 돼. 빌딩 청소라든가. 도로 공사라든가. 심야의 편의점이라든가…. 하지만… 잠깐만? 그런 수입만으로 정말 도쿄에서 혼자 살아갈 수 있을까?
지금은 고향에서 부쳐주는 돈과 아르바이트로 생활하고 있다. 하지만 당연한 얘기지만, 졸업을 하면 모든 것을 전부 나 혼자 꾸려야만 해.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하면 돼!! 사치만 부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있어. 그렇게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면 이번엔, 결국 하구의 케어는 꿈도 못 꾸게 되는 거 아닌가…?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가 낫는다면, 그 뒤에 나는…? 비싼 돈을 들여 미대에까지 보내줬는데, 취직도 못하고 이렇다 할 기술도 익히지 못한 채, 서른을 훌쩍 넘긴다면? 그렇게 된다면, 이번엔 내 존재 자체가, 그녀의 짐이 되는 건 아닐까?

미야마 선배의 말이 떠올랐다.
'게다가, 만일 좋아하는 여자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아무 생각 말고 당분간 쉬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는, 뭐랄까, 가지고 있고 싶어.'

지금 그 말의 의미를 절감한다.
그런 싸구려 꽃 한 송이도, 제대로 사주지도 못하는 남자가, 좋아하는 여자 아이를, 구할 수 있을리, 없지.

알아…. 나는 지금 문제를 바꿔치기 하고 있을 뿐. 돕고 싶다고 하면서, 사실은 그저 내가 그녀를 떠나고 싶지 않은 것뿐. 질끈 감은 눈 안쪽에, 그 붉은 빛이 달라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내가 원해도, 그 반점이, 내 팔에 피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처음엔, 첫눈에 반한 데서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강인함이, 연약함이, 모든 것이, 내게 끊임없이 질문을 해왔다…….  -당신은 누구? 하고. (나는 누구지? 하고.) 
필사적으로 뭔가를 찾던,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한 여자 아이. -나는 내내 생각했다.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에, 의미는 있을까 하고. 사라져 버리고 만 것은,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인가 하고…. 이제는 알겠다. 의미는 있다.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시간이 흘러, 모든 것이 추억이 되는 날은 반드시 온다. 하지만…. 내가 있고, 네가 있고, 우리가 있고, 단 하나의 뭔가를 찾던, 그 기적같은 나날은, 언제까지고 달콤한 아픔과 함께, 가슴 속의, 먼 곳에서 영원히, 그립게 빙글빙글 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