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y

강제슬픔

즐겁게 얘기하다가 임123윤123택씨 사망소식 듣고 '사람이 죽었는데 내가 즐거운 기분이어도 되나'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는데 결론은 어떤 사람이 죽었다고 내가 꼭 숙연하거나 슬퍼해야 할 필요는 없다 였다. 사실 이렇게 쓸 필요도 없이 아주 당연한 말인게 지금도 누군가는 죽어가고 있는데 우리가 모를 뿐이지. 그럴거면 평생 슬퍼하면서 살아야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죽음과 아무도 모르는 죽음에 어떤 가치 차이가 있는것도 아니고.. 우리는 미디어나 교육 등을 통해 '사회성'에 맞는 행동을 하도록 끊임없이 배우고, 그 프로세스대로 해놓고 그게 인간 본성의 구현이라고 생각하지 교육에 의한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데 내게 잠깐 나타났다 사라진 미묘한 슬픔도 그것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실제 경험 혹은 신문이나 tv의 다양한 죽음의 표현을 통해 죽은 사람의 소식을 알면 슬퍼해야 한다고 배운 것의 결과인 것이다.(그래서 이것 말고도 우리가 너무 당연시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해 계속 의문을 품으려 하고 그렇게 생각하거나 행동하지 않으려 애쓴다. 의문 없이 무언가를 당연하다 여기고 사는 거 되게 위험한 생각이다) 아무튼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친인척 중 한 명이 죽어도 스스로 우러나오는 슬픔이 없을 정도의 유대감만 있다면 슬퍼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그걸 비난하거나 도의적이지 못하다며 비난할 자격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유명인의 죽음에 왜 넌 슬퍼하지 않느냐며 강요하는 건 강요를 넘어선 폭력이라 불러도 무방한 것이고.

(조금 다른 얘기지만 고인 신격화하기도 역겨우니까 그만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표적으로 최진영씨 사망했을 때 뭐 이 사람이 이런 일생을 살았다 노래도 불후의 명곡이다 이러면서 방송이나 인터넷이나 난리를 쳐대는데 죽음이 그 사람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서 다룰 수는 있겠지만 사실을 과장하고 부풀려서 영웅이나 신처럼 대접하는 게 되게 마음에 안들고, 어차피 며칠이나 몇개월 지나면 까먹을 거면서 평소엔 관심도 없다가 되게 안타까운 척 엉엉징징대는 사람들도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원래 팬이었던 사람이 그러는건지 아닌 사람이 그러는건지 헷갈려서 직접 뭐라고 할 순 없고 또 해봤자 감정적 호도에 밀리고 욕이나 먹어서 장수하게 될 게 뻔하니까)

또 아무 생각도 없으면서 이런 논리 주장하며 '그러니까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든 내 마음이다.'라고 하는 사람 또한 없으면 좋겠다. 가장 좋은 예로 투표날=빨간 날 이상으로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투표는 권리니까 강요하지 마시조?'라며 그게 되게 신중하게 선택한 정치적 스탠스인 것처럼 코스프레하는 애들... 물론 이런 애들은 그 인간 자체의 수준이 낮아서 그게 뻔히 들여다 보이는데 되게 웃기고, 물론 어설프게 알고 투표하는 게 더 위험할 수 있고 그럼 차라리 투표 안 하는게 더 낫겠지만 그럼 '난 잘 몰라서 투표 안했다'라고 솔직하게 말하든가 어디서 줏어 들은 거 가지고 뻔뻔하게 우기면 그거 더러워서 피한 걸 이겼다고 정신승리하는 애들이 너무 많아서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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